해외여행/유라시아 횡단

D+112 모스크바 - 카잔 869km

나쁜카카오 2018. 12. 1. 11:39

여전히 기상은 5시.

7시에 달걀후라이와 김으로 아침. 모처럼 김에 간장 참기름 밥인데 처음 몇 술은 맛있더니 그 다음에는 국이 없어서인지 먹기 힘들다. 어제 저녁에 만든 된장찌개는 너무 짜다. 출발은 9시 2분 전이다. 시간이 많이 걸렸네. 오늘은 멀리 가야 해서 출발이 좀 빨라야 하는데, 왜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걸렸나?

유심이 너무 션찮아서 경로가 잡히질 않는다. M7을 잘못 찾아 시내에서 헤매다가 맵스미의 도움으로 겨우 길을 찾는다. 새 유심을 사서 갈아끼워야 하는데 어제 그 많은 유심동네를 그냥 생각도 하지 않고 보내버렸다며 혼자 질책하는 중이다.

길을 가다가 Auchan이 보여서 혹시 하고 들어갔다가 그냥 나온다. 왜 그냥 나오나 몰라.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었을까?

블라디미르 못 미처 기름을 가득 채운다. 60리터로 770km를 달린 걸로 계산되는데 이러면 연비가 매우 좋은 거지? 맞는지는 모르겠다. 주유소는 Finna가 싸다. Irbis는 보통, Tatneft가 좀 비싼 편이지만 지역에 따라서 또 다르다.

구글이 블라디미르는 우회시킨다. 지금은 별로 필요없는 맥도날드가 아깝다. 니즈니노보고르드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을 헤매고 점심은 시골마을의 마트에서 도너츠와 우유를 사서 망한 주유소 그늘에서 해결한다. 길가 카페에서 먹어도 되련만, 필요한 때 나타나지 않는 게 이런 카페지.


체복사리를 지나면서 도로가 정체되어 도착시간은 자꾸만 늦어진다.

카잔에 가까워지면서 지도에는 볼가강이 보이는데 날이 많이 어두워져서 강은 보이지 않고 물에 비치는 불빛만 본다. 지난 번 모스크바 갈 때 볼가강을 보면서 갔을 텐데 기억이 잘 나지 않네. 


숙소 조금 못 미처 깜빡 잠이 들어 하마트면 숙소를 놓칠 뻔 했다. 길가 허름한 모텔, 천 루블이라니 정말 싸다. 두 사람 여권을 전부 복사하느라고 체크인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시간이 늦기도 했고 목숨을 걸고 길을 건넌다는 느낌으로 식당을 찾아봤지만 근처에 식당도 없다. 늦은 저녁은 라면으로 때운다. 보드카 병도 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