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2017 미국 옐로스톤

6월 15일 옐로스톤 맘모스

나쁜카카오 2019. 3. 20. 16:55

오늘은 북쪽 코스. 사흘 동안 남서쪽만 줄창 다녔다. 와슈번산 방향으로 가니 올라갈수록 경치가 기가 막힌다. 전망이 좋은 곳마다 차를 세울 수 있게 해서 진행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네. 그렇게 올라가다보니 어느새 와슈번산 등산로 입구다. 눈이 가득이네.

정상까지는 5km라니 우리는 간단하게 맛만 보기로 하고 등산로에 접어든다. 당초 계획은 이 산 정상에 올라보는 것이었지만 12일의 비가 계획을 많이 바꾸게 했다. 생각보다는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1km 정도 올라가서 전망을 보고 사진도 찍고 하산하는데 다람쥐 한 마리가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이리저리 포즈를 잘 취해주네. 이 다람뒤가 아마 한국산이지? 이후 산등성이를 타고가는 도로 곳곳의 기막힌 전망들 때문에 부러워 죽을 지경이다.



타워폴 쉼터에 도착해서 폭포가 보이는 곳까지는 금방인데, 내려가도 폭포는 보이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건성으로 읽고 강바닥까지 내려갔다 오는 통에 힘이 많이 빠졌다. 건성으로 지나친 내 잘못이지만, 그래도 심하다, 타워폴. 그런데 도대체 타워는 어디 있는 거냐? 


다시 길을 떠나는데 주상절리가 기막힌 풍경이 나타난다. 길가 바로 위 절벽이 아기자기한 주상절리를 보여주더니 그 다음의 전망대에선 산 허리에 1km 정도 균일한 모습으로 띠 모양을 한 주상절리가 감탄조차 멎게 한다. 그 중상덜리 위로는 트레일이 있어서 트레킹하는 사람들이 보여 부럽다. 다음에 우리에게도 저기를 걸어볼 기회가 있을까?



맘모스온천으로 가는 길에 아기곰 한 마리가 느긋하게 도로를 활보하는 모습을 본다. 사람은 늘 곰을 무서워해야 하지. 조금더 가니 또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슬슬 지나치며 보니 어렴풋한 여우인지 뭔지 짐승 2마리가 멀리 보인다.


맘모스온천 지역은 테라스를 형성한 가이서(가 아니고 샘)들이 군집한 곳이라 편의시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마땅한 식당이 없어 제네랄스토어에서 핫도그로 점심. 무지 짜다. 현숙이 챙겨온 양상추가 아니었다면 먹을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힘이 너무 빠져 핫도그를 베어먹는 것조차 아구가 아플 정도다. 어찌 이리 되었을까? 

혹시 호텔에 가면 데이터를 쓸 수 있나 한 기대 역시 여지없이 배반 당한다. 도대체 이렇게 연결이 어려운 로밍을 돈받고 팔아먹는 SK놈들은 이런 사정을 알기나 할까? 재작년의 유심도 애를 먹이더니 어떻게 외국에서 데이터를 쓸 수 있나 참 고민이 된다.

비가 뿌리더니 금방 그쳐서 다행인데 저멀리 소나기 방향이 텐트 쪽이라 좀 걱정이 된다. 

맘모스의 테라스들은 이미 노화현상을 심하게 겪는 중인 듯 하다. 상부 샘의 물 분출량이 줄어들거나 말라버려서 일부 테라스의 절벽은 흰색으로 탈색되어 죽어가는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이 테라스 지형이 100년을 버티지 못 할 것 같은데 그건 두고봐야지? 


노리스를 거쳐 캐년으로 오는 도중에 Virginia cascade fall이라는 안내판을 따라 들어가서 약간은 특이하지만 그저그런 폭포를 본다. 돌아오는 길이 아니라 덜 아까웠다.

13일, 비오는 중에도 억울해서 지나치다시피 본 폭포들을 다시 보러간다. 노스림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금방 로워 폴이고 Inspiration point인데 짧은 노스림 트레일이 아쉬워서 한 바퀴 더 돌아와 brink of Lower fall 가는 꼬부랑길로 내려간다. 바로 옆에서 보는 폭포가 무섭다. 내친 김에 인스피레이션 포인트도 가보자 했는데 길이 막혔네. 어쩌면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라 막았을 수도 있다.


오늘 저녁은 제대로 된 식사를 한번 해보자 하고 Canyon lodge 식당에 갔는데 예약이 없으면 1시간 대기. 그래서 할수없이 카페테리아 맛없는 스테이크와 면. 텐트로 와서 바로 뻗을 예정이었는데 가려움증으로 매우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