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2017 미국 옐로스톤

6월 13일 옐로스톤 맛보기

나쁜카카오 2018. 12. 18. 11:57

좀 춥긴하지만 견딜 만 한데, 추위도 추위지만 바닥이 너무 불편해서 잠자기가 매우 힘들다. 현숙은 좀 편하다니 정말 다행이다. 새벽 2시에 잠이 깨서는 좀 헤매다가 다시 잠이 들어 눈 쌓이는 소리에 잠이 깬다. 6시. 눈이 정말로 탐스럽게 소복소복 내린다. 6월에 이렇게 푸짐한 눈이라니...


레토르트 커리를 반찬으로 아침을 먹고 4번의 샤워 중 한번을 쓴다. 캐년의 샤워장은 캠핑장 사용료에 포함되어 물이 나오는 시간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좋다. 그랜드캐년이나 자이언, 브라이스 등에서는 약 15분만에 물이 떨어지면 어쩌나 조바심이 났다.

비내리는 옐로스톤 관광을 나선다. 일단 올드페이스풀을 목표로 해보는데 어떨지는 모른다. 길을 가다보니 그랜드캐년이라고 하면서 어퍼폴, 로워폴 등의 폭포를 보란다. 어퍼폴은 좀 시원찮네. Artist Point라고 해둔 곳은 늘 볼만하다는 게 데스밸리에서의 경험. 절벽이 형형색색으로 물든 풍경이 매우 보기좋다. 이곳에서 보는 로워폴은 어퍼폴보다 훨씬 폭포답다.






폭포를 보고 나와 길따라 가니 바이슨이 한 마리 어슬렁거린다. 이때만 해도 이곳에 바이슨 또는 버팔로가 곳곳에 그렇게나 많은 줄 모르고 바이슨 나왔다고 신이 나서 사진을 찍는다. 좀더 가면서 헤이든밸리의 너른 평원을 본다. 이 동네에서 valley를 우리 동네마냥 계곡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냥 산과 산 사이의 평원이고 그게 좁거나 넓거나는 지형에 따라 다르다. 산이 많은 작은 나라에서 사는 게 얼마나 많은 볼거리를 주는지 우리는 늘 잊고 산다. 


다음은 진흙이 끓는다는 머드 볼케이노다. 갖가지 형태의 진흙탕이 부글부글 끓거나 뽀글거리고 있고 어떤 놈은 분출하기까지 해서, 일단 첫 눈요기로는 괜찮다. 운동삼아 볼케이노 전체를 한 바퀴 돈다. 일종의 트레일이 아니고 그냥 트레일. 걷고나면 좋은데 왜 처음에는 걷기가 귀찮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 하는지 모르겠다. 왠만해서는 오기 힘든 옐로스톤이라 비가 오는데도 관광객들이 많다. 당연하지. 




진흙화산을 보고 나와 길을 가는데 차들이 서있다. 이런 곳에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신호. 내려보니 암수 한 쌍인 것 같은엘크 2마리가 느긋하게 풀을 즐기고 있다.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아는 거다.

그렇게 시간이 잘 흘러서 어느듯 점심시간이다. Fishing Bridge에 가서 제네랄 스토어에 들어가니 먹을 게 마땅찮다. 지난 밤 잠자리가 매우 불편해서 우선 텐트 매트를 하나 산다. 공원 전체의 시설지구마다 있는 제네럴 스토어는 그 지역의 특성에 따라 구비한 상품이 다르다. 이 매트를 캐년의 스토어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라면이 보이네. 농심 신라면이라 좀 찜찜하지만 이것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칼칼한 라면국물이 매우 좋다. 


올드 페이스풀로 가면서 호숫가에 들러 사진을 찍어보는데 비가 오니 경치가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 여기서 서운한 마음은 마지막 날 이곳에 다시 오면서 호수 건너편 멀리 눈덮인 산들을 보면서 풀었다.

 

올드 페이스풀에 도착하니 비가 오는데도 분출시간을 기다리는 인간들이 많다. 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간헐천이 뿜어나온다고 이름마저도 Old Faithful이다. 작명에는 언제나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우리 차례는 5시 27분인데 시간이 매우 애매하게 남았다. 우선 여기 제네럴 스토어를 둘러보면서 아버지 제사를 위한 과일 등을 사고 geyser는 포기한다. 아무래도 시간이 맞지 않아 아직은 널널한 옐로스톤 일정을 핑계삼는다.

돌아오는 길에 좀 션찮은 Gibborn 폭포를 보고 노리스를 거쳐 텐트로 돌아와서 아버지 제사를 모신 다음 저녁을 먹는다. 비는 좀 그치는 듯 하다.

옆집 캠핑카는 떠났나 했더니 늦게 돌아온다.


오늘 남동쪽으로 출발해서 한 바퀴 돈 거리가 175km. 옐로스톤의 크기는 남북으로 101km, 동서로 87km이고 면적은 8983.18㎢로 충청남도 (8,204.71㎢)보다도 더 크다. 이 전체가 분화구이니 화산 폭발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백두산이 폭발했을 때 동북아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데, 이 정도 폭발이라면 전 북미에 영향을 미쳤겠지? 분화구라는 사실조차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아주 나중에 인공위성에서 보고서야 알았을 정도다. 숲이 공원 면적의 약 80 퍼센트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의 대부분은 초원인데 강과 호수가 면적의 5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옐로스톤 호수는 352.2으로 가장 크다. 옐로스톤 호수는 가장 깊은 곳이 깊이 120m, 연안의 길이는 180km이다. 옐로스톤 호수는 해발 2,357m에 위치해, 북미의 호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