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유라시아 횡단

D+142 블라디보스톡

나쁜카카오 2018. 12. 4. 12:51

술 덕분에 6시 정도에 잠이 깬다. 그런데 잠이 또 오려고 하네. 킹크랩맛살과 청양고추를 넣은 달걀말이로 아침. 커피를 2잔이나 마신다. 컵이 떨어져서 손잡이가 부러진다. 로만에게 말하니 짜식이 100루블을 달래네. 약간 불쾌하지만 도대체 내가 뭘 바란 거냐?


트랙메이커로 궤적을 연결해보려니 속도가 너무 느려서 잘 안된다. 일단 포기. 블로그는 이 노트북에서 사진을 올릴 수가 없다. 마눌님은 잘도 올리던데, 내 블로그에는 왜 그 기능이 없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샤워를 하고 12시에 킹크랩이나 먹으러 나간다. 기온은 24도 정도인데 햇빛은 따가워 쟈켓은 둔다. 담배를 두고 나왔는데 마침 담배전문점이 있다. 들어가 파이프 필터를 확인해보니 여기서는 큰 놈만 팔아서 내 파이프에는 맞지 않을 것 같아 포기한다. 담배전문점이 그리 흔한 게 아닌데 아깝다. 담배와 라이터도 하나 산다. 라이터가 20루블밖에 하지 않는다.


축제 홈페이지에서 아르바뜨 거리의 Svoy도 축제에 참여하는 걸 확인하고 들어가니 한국 젊은 애들이 바글바글한다. 1인분 최소량은 2kg인데다 가격도 2,000루블이다. 일단 나와서 축제를 다시 확인하니 날짜가 10월 25일부터로 바뀌었네. 이런 엉터리 러시아 같으니라고. 괜히 헛물만 켠 셈이다. 참 어이없다. 스트로바야에 가서 가자미구이나 사먹자 했는데 그걸 파는 식당이 없다. 점심 때울 일이 매우 막막해진다. 마가진에 가면 뭐가 있나 했더니 역시 없다. 할수없이 숙소로 돌아와 국수를 끓인다. 낮잠이나 자려고 낮술을 좀 보탰는데 잠이 오지를 않네.


오후 내내 정산하느라 딱딱한 의자에서 고생한다.

저녁이 되니 나갔던 호스텔 손님 아이들이 모두 돌아와 주방이 복잡해진다. 하나밖엔 없는 버너가 한가해지기를 기다려 9시가 넘어서야 저녁준비를 한다. 여전히 마늘 양파에 햄 조금. 러시아 마지막 날인데 기념을 좀 해볼까 하다가 그냥 있는 보드카로 만족하기로 한다. 혼자서 나가 술마시기도 그렇고, 특별히 기념할 것도 없다. 내일 밤 배에서 뭘 해보나? 복잡해서 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