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루프탑 캐리어를 열어보니 자충 메트리스와 스틱, 그리고 캠핑의자 한 개가 날아가고 없다. 시속 120km의 바람에 그 정도만 날아간 것도 다행인데 그렇게 날아간 걸 전혀 모르고 신나게 달려 왔으니...
쓰리심을 쓸 때는 데이터 로밍을 허용해야 된다. 그것도 모르고 회사 욕만 했다. 안 된다던 핫스팟도 잘 되네. 아침에 배추된장국을 끓이고 소시지와 브로콜리 토마토를 볶았는데 마눌님은 맛있다네. 된장국은 맛이 없다. 감치미를 어딘가 넣어두었는데 찾을 수가 없다.
2시에 공항에 가야 하는데 픽업시간이 애매해서 아침잠을 충분히 채운 다음, 12시 좀 지나서 우선 중앙역부터 가본다. 무릇 유럽 모든 도시관광의 시작은 중앙역인데 우리는 관광보다는 라커를 찾아야 하니...
역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주차료는 거의 모든 곳이 1시간에 2유로. 15분, 30분, 1시간, 2시간 단위로만 주차가 가능하다.
지하에 있는 라커는 하루 기준이지만 나흘까지는 둘 수 있고 하루 6유로인데, 1시 그 시간에는 빈 곳이 없다. 모레 아침 일찍 오면 빈 곳이 있을 수 있겠으나, 배를 타는 시간이 빠듯해서 어떨지 모르겠다.
헬싱키 공항에는 입국하는 사람보다 환승하는 사람이 더 많고 입국심사는 매우 간단해서 시간이 걸릴 게 없었다는구만. 오랜만에 아는 사람을 만나니 매우 반갑다.
공항을 나와 길 옆 큰 마트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먹고, 내친 김에 저녁장을 본다. 수육용 돼지목살, 상추, 기타 등등. 달걀은 6개 4유로 정도라 사지 않았는데 보통 달걀은 아닐 듯.
매우 여유있어 보이는 헬싱키 도시 자체와 그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시벨리우스 공원. 핀란디아 음악이 흐르지 않아 좋다. 헬싱키에 오니 여기저기 바위가 많은데 바위들이 모두 편안해서 놀기 참 좋다. 바로 앞은 바다. 카누 대여소 옆 카페가 유명하다고 해서 구경삼아 가니 여기도 줄이 만만찮다. 그늘에 앉아 햇빛을 즐기는 동네 사람들만 구경하다 암석교회로 향한다.
이 역시 동네 한가운데에 커다랗고 평평한 바위를 파고 교회를 만들었네. 오늘은 5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한데 우리는 한 5분 늦었다. 안에 들어가볼 생각은 애당초 없었지만 무슨 연주회가 열리고 있는 것 같아, 시간이 맞았다면 연주회 때문에 들어가긴 했을 것이다.
헬싱키 서부두 2터미널에는 라커가 아예 없다. 골치아프네. 차를 두고 가느냐 등등 여러가지 방법을 논의하다가 일단 집 주인과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숙소에 들어와 돼지 수육에 샴페인을 터뜨려 장기 여행의 합류를 축하한다. 어쩌면 마냥 축하할 일만도 아닐 수 있겠지만 마냥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해야겠지?
주인 녀석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어서 결국 전화를 한다. 내일 아침 11시까지 와보겠다네. 이 집에 물건을 맡기는 건 다른 팀에게 이 집 예약이 이미 되어 있어서 어렵다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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