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유라시아 횡단

D+77 다시 코펜하겐 시내

나쁜카카오 2018. 11. 21. 10:39

오늘 아침도 누룽지를 끓여 맛있게 해치운다. 일요일이라 시내 주차가 무료라 해서 신나게 차를 끌고 나간다. 시내로 들어가니 당연히 자리가 없지. 레드존도 무료인데 유료라는 잘못된 정보로 주차장소를 찾느라 좀 헤맨다. 크리스티안보르 옆에 주차하고 슬슬 걸어서 시청사 방향으로 간다.

세계 최초의 놀이공원 티볼리는 코펜하겐 시내 한 복판에서 아직도 놀이기구들을 돌리며 성업 중이다. 참 재밌는 나라다. 맞은 편 시청사 내부는 일요일이라 개방되지 않지만 나는 별로 아쉽지 않다. 시청사의 첨탑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는구만. 그래서인지 조금 후 올라간 크리스티안보르의 탑 전망대에서 본 코펜하겐 시내는 정말 평평하다.


시청사 옆 광장에서는 축구와 관련된 각종 놀이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호랑이도, 마눌님도 공차기를 해본다. 칼스버거에서 홍보용 음료수를 돌려서 잘 마신다. 이런 행사도 하는구나. 유럽을 다니면서 이런건 처음이라 덴마크가 점점 좋아진다.


크리스티안보르는 탑을 무료로 개방한다.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로 올라가게 하네. 아마 그 위에 식당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덴마크에서 160년 전에 개방해 세계 최초(덴마크에서 이 말을 이리도 자주 써먹게 될 줄은 몰랐네)로 궁전으로 수익사업을 시작한 곳이 이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참 재미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탑 전망대는 늘 좋지. 코펜하겐 시내를 사방으로 둘러보며 전망을 즐긴다. 저 멀리 말뫼의 비틀어진 빌딩도, 외레순 다리도 아스라하다. 발전소조차 예쁜 나라는 덴마크밖에 없지 싶다.



탑에서 내려와 어린이 놀이터가 조성된 빌딩 계단에서 감자샐러드 빵으로 점심을 먹는다. 이렇게 느긋한 시간을 보내며 지내니 참 좋다. 빌딩 내부에까지 아이들이 놀 수 있게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덴마크.

점심을 먹고 호젠보르(Rosenborg) 성에 가본다. 햇볕은 따가운데 그늘은 바람이 차서 춥다고 느낄 정도라 할수없이 햇볕을 받으며 걷는다. 궁전 앞에 널찍이 조성된 공원(King's garden이라네)은 시민들의 좋은 휴식처다. 나무그늘이 많아 쉬기도 좋은데 햇빛이 그리울 정도로 서늘하니 그것도 참이다. 궁전을 둘러보면서 처음으로 궁전을 지키는 군인 보초를 본다. 궁전을 나와 공원에서 연극 비슷한 공연을 잠시 보다가 공원을 떠난다. 무슨 내용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2백 명 정도의 관객은 객석에 앉아 열심히 웃어주니 3명 배우가 매우 신나겠다.


판도라를 찾으러 다시 시내 중심가로 와서 운하 옆에 차를 세우고 나는 운하를 다니는 보트 구경에 잠시 빠진다.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배가 그리 맑지는 않지만 더러워보이지도 않는 운하를 즐긴다. 부럽다.





그런데 주차감시원이 와서 차를 살피네. 나간다고 하고 차를 빼니 봐주는 것 같은데 어찌될지는 모르겠다. 마눌님이 그 주차감시원을 만났는데 물어보니 레드존이라도 구획선 안에만 세우면 괜찮다네. 구획선 밖에 세워진 차를 보고는 좀 불안하기는 했다.

판도라를 찾아간 마눌님은 5시 마감시간이 지났다며 빈손으로 돌아온다. 그 옆 레고 가게에 들리는 등 시간을 보내다가 그랬다니 조금만 서둘렀으면 좋았을 걸 싶다. 하긴 관광객이 한창 북적거릴 시간인 오후 5시에 유명짜한 가게가 문을 닫을 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어? 



마지막으로 뉘하운에 다시 가서 아쉬운 코펜하겐을 다시 사진에 담는다. 여기는 일요일 관광객이 좀 적다. 건너편 섬으로 건너가는 다리도 건너본다.


티볼리 야경이 좋다는데 해지는 시간이 늦어서 조명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기가 매우 어렵다. 할수없이 야경은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오기로 한다. 이 시기에 북유럽의 야경을 본다는 건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하는 것이니 다음에 혹시 오로라를 보러 오게 되는 때를 기약하자.

들어오면서 마트를 찾아 이쇠이(IshΦi) 동네를 한 바퀴 돈다. 우리 숙소가 너무 외진 곳이라 마을이라고 별 게 없는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매우 큰 동네다. 제법 번화가도 있고 마트도 많네. 매일 사는 채소와 빵 등을 산다. 저녁에는 피자 2판을 구워 보드카 병을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