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담근 김치의 배추는 거의 절여지지 않은 것 같아 제대로 익으려면 마눌님이 올 때나 되겠다.
밤새 잘 익힌 잡뼈로 아침을 맛있게 먹는다. 채소가 없어서 어제 산 양배추당근볶음을 먹어보니 맛이 없네. 가게에서 시식할 때는 먹을 만 했는데 왜 가져오면 맛이 없어지는 거냐? 고기국도 배불러서 좀 남긴다. 남은 고기는 저녁에 안주로.
빨래하고 오전에 퍼져 있다가 점심은 국수. 오늘따라 국수도 별로 맛이 없는데 한 그릇 뚝딱 비우기는 한다. 국수도 이제 없다.
노보시비르스크에는 특별한 관광명소가 없나 보다. 찾아보니 레닌의 집이 시 중심부에 있는 것 같아 거기나 갔다 올까 싶다. 버섯은 아무래도 골칫거리고 김치는 햇볕에 익으라고 뒀는데 잘 하는 짓인지는 모르겠다.
전차(18루블)와 지하철(20루블)을 타고 시내에 나가본다. 거리는 지하철이 긴데 시간은 전차가 훨씬 오래 걸리네. 지하철 역에 들어가니 열차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놀랐는데, 알고보니 거기가 종점이어서 그런 것이었다. 전차나 지하철이나 하다못해 새 아파트 엘리베이터까지 시끄럽다.
며칠 전 초밥먹은 도시에서는 여자 전차 기사가 압도적이던데, 여기는 좀 덜한 것 같다. 전차는 매우 자주 다닌다. 토요일 오후라 공사장도 쉰다. 시내는 내가 뭘 찾지 못 한 탓인지 참 심심하고 볼 게 없네. 지하철 역에서 내려 오페라 하우스까지 1km정도를 걸었는데 명소랄 게 없다.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뒤로 한 바퀴 돌고 그냥 다시 지하철과 전차로 돌아온다. 인구 140만의 도시가 이렇게 심심해서야... 교통비는 매우 저렴하니 사람들이 다니기는 좋겠다. 지하철 구간이 매우 짧다.
마트에 들러 맥주와 물을 사고 내일 점심용 빵은 마트 앞 빵집에서 산다. 어제 반찬가게 아이가 안면이 있다고 좀 도와주네.
저녁에는 어제 산 냉동 생선을 굽는다. 냉동상태라 녹는 과정에서 물이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 생선국이 되는 줄 알았다. 물을 다 버리고 구워보니 구이 모습을 갖추는데 소금을 너무 뿌렸나? 짜다. 고기와 함께 밥 안주로 보드카 병을 비운다. 대충 사흘에 1병 꼴이다. 김치는 맛은 나지만 짜다.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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