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도 제법 멀고 유리도 알아봐야 해서 아침을 서둘러 먹고 9시에 출발한다. 유리 가게에 가서 물어보니 이건 교체 외에는 방법이 없다네. 할수없지. 일단 버텨보기로 하고 길을 떠난다. 기름을 좀 넣고 출발해야 하는데 가다보니 그냥 고속도로가 나온다. 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기름을 채우려고 옆길로 빠져서 시골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결국 싼 기름은 찾지 못 했다. 핸들을 넘기고 한숨 잘 잔다.
뮌헨 부근에 오니 엄청난 면적의 호프밭이 펼쳐지더니 급기야 호프박물관까지 있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호프박물관에서는 어떤 전시를 할까 잠시 궁금해지기도 했지만 생략한다. 호프밭 사이사이로 옥수수밭도 대단하다.
뮌헨에 들어가 점심은 마트에서 산 빵과 우유로 마트 앞 의자에서 해결. 이탈리아 물가를 모르니 식량 등을 좀 채워야 했다. 술이 너무 싸서 참 좋다. 캔맥주, 와인 등을 사고 5리터 큰 통도 2개를 사본다. 이 놈들은 마눌님 말대로 결국 집에 가져가게 될 것이다. 시원하게 마실 수 있도록 차게 보관할 곳이 아무리 생각해도 없긴 하다.
장보고 점심먹고 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서 국도로 천천히 가보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고속도로를 탄다.
오스트리아 국경 부근에 오니 그제서야 산이 나타난다. 예전에 왔을 때, 그냥 평지에서 불쑥 솟구친 산들이라고 매우 신기해 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국경 부근에서 비넷을 사라는 도로 표지가 많이 나타나지만 그냥 통과할 것이라 무시하고 열심히 달렸는데 요금소가 나오네. 오스트리아도 이제는 이렇게 통행료를 징수하는구나. 9.5유로인데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다. 2001년에 와서는 비넷 살 줄을 몰라 무쟈게 고생했었지. 인스부르크를 지나면서 잠시 쉼터에 들러 건너 편 멋진 티롤의 산을 감상하고 핸들을 넘겨받아 조금 달리니 금방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경치가 참 예쁘네. 알프스 자락이라 산들이 만드는 경치도 참 좋다. 국경 부근 첫 휴게소에는 쉬는 사람이 많다. 고속도로도 130까지 허용하네.
볼차노 부근에서 고속도로를 빠지니 돌로미티가 가까워져서인지 경치는 더욱 좋아진다. 그런데 산 속을 가로지르는 길이니 당연히 꼬불길이다. 꼬불길은 노르웨이에서 끝낸 줄 알았는데, 내 무지가 끝이 없네. 핸들을 넘기고 나니 비가 쏟아진다. 날도 어둑어둑해져서 호랑이가 운전하느라 고생이다.
거리는 불과 100여km인데 꼬불길이다 보니 시간은 줄지를 않는다. 그래도 예정시간 8시에서 30분 정도 지나서 고살도 끝자락의 숙소에 잘 도착한다. 주인 아들이 반갑게 맞이하면서 집 이곳저곳을 안내하는데 집이 참 마음에 든다. 더욱이 돌로미티 산 속이라 앞과 옆의 산이 정말 멋지다. 가능하다면 베로나를 취소하고 이곳에서 마눌님의 여행을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선튀김 등으로 저녁을 잘 먹는다. 아들이 장작난로를 잘 지펴줘서 약간 서늘한 집안이 매우 훈훈해진다.
'해외여행 > 유라시아 횡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D+92 파소 셀라와 포드로이 (0) | 2018.11.28 |
---|---|
D+91 돌로미티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0) | 2018.11.27 |
D+89 베를린 - 호프 355km (0) | 2018.11.27 |
D+88(7월 26일) 독일 로스토크 - 베를린 (0) | 2018.11.27 |
D+87 스톡홀름 - 룬드 - 트렐레보리 642km (0) | 2018.11.26 |